앞만 보고 바쁘게 달리다 문득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것에 욕심을 부리고 더 잘하려고 애쓰며 살았는지 덧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고, 남들보다 더 먼저 성취하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면 어느새 우리 삶의 시선은 좁아지고 마음은 여유가 없어집니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작가인 진재운의 <<나무의 노래>>는 니카라과의 숲을 가꾼 한 여인의 치열하고도 고요한 여정을 통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자연과의 연결과 공존의 지혜'를 일깨워줍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숲속 거대한 나무의 호흡 앞에서 나의 조급함과 욕심을 하나씩 내려놓게 만듭니다.

1. 나를 내려놓는 시간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아무 말 없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곁.
그녀가 나무에서 배웠다는 '받은 것'은 어쩌면 그런 시간이었을 것이다." p76
"굳이 언어로 표현을 안 해도 내 마음을 다 알 것 같은 그런 기분.
나무가 사람의 문장으로 답하는 것도 아니었다.
마음을 내려놓고, 아무 설명 없이도 받아들여진다고 느끼는 시간에 가까웠다." p85
세상에 우리는 무언가를 증명하고 설명하고자 합니다. 어떤 직함을 가졌는지, 얼마나 성공했는지 증명하느라 우리는 가끔 번아웃이 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숲은 아무것도 묻지 않습니다. 책 속의 그녀는 나무 곁에 서면 구차한 설명도, 꾸며낸 말도 필요 없이 그저 묵묵히 비바람을 견뎌낸 나무에 기대어 푸념을 털어놓고 나면 오래된 나무가 "걱정하지 마라, 나도 이렇게 살아남아 있지않느냐" 하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듯한 위로를 받게 됩니다.

2. 관념의 껍질을 벗다
"사람은 땅을 샀다가 팔았다고 말하지만, 땅의 시간에서 보면 수많은 사람이 잠시 머물다 떠난다.
사람의 이름으로 경계를 긋기 전에도 물은 흘렀고, 나무는 자랐다." p205
"내 몸, 내 땅, 내 사람, 내 삶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것이 자기 뜻대로 머물기를 바란다.
변하지 않고, 떠나지 않고, 정해진 자리에서 나를 위해 존재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세상에 변하지 않는 존재는 없다." p206
우리는 종종 '내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삽니다. 내 재산, 내 땅, 내 사람이라 이름표를 붙이고 그것이 영원히 내 곁에 머문다고 생각하고 집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연의 거대한 시간 속에서 인간은 그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일 뿐이라고 <<나무의 노래>>의 그녀는 말합니다.
"관념이라는 게 얼마나 사람을 문맹으로 만드는지 몰라요. 볼 수 없게 하고 느끼지 못하게 해요...사람도 자신이 만든 생각의 껍질을 벗어야 한다." p186~187
우리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스스로 만든 '생각과 욕심의 틀(관념)에 갇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소유하려 들지 않고 그저 잠시 머물며 아름다움을 누리고 돌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길임을 배웁니다.
3. 나만의 발자국으로 나만의 걸음을 걷자
"남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내 삶에 '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그 발자국만 따라가게 돼요. 그러면 아름다움을 다 잃어버려요.
앞 사람의 발자국을 놓치지 않으려다 눈 덮인 나무와 멀리 넓게 열린 하늘을 보지 못한다." (p193~194)
"실패라는 게 없어요. 가는 과정이지, 넘어진 자리를 기억하되 거기에 집을 짓지 않는 것이다." p(198)
타인의 기준과 성공 방식을 쫓아가다 보면 정작 고유한 내 삶의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게 됩니다. 앞사람의 발자국만 내려다보느라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과 주변 숲의 고요를 바라보지 못합니다.
우리 인생에서 넘어지는 것은 하나의 작은 사건일 뿐, 실패 그 자체가 나의 정체성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넘어진 자리에 머물러 후회의 집을 짓기보다, 옷에 묻은 흙을 훌훌 털고 일어나 나만의 첫 발자국을 다시 내딛는 태도가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4.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
"숲을 지키는 일은 인간이 자연에 은혜를 베푸는 일이 아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과 함께 계속 살아갈 조건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가 나무를 구한다고 믿는 동안, 실은 나무가 인간이 다시 살아갈 조건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p257~258
"그녀에게 무덤은 죽은 사람이 오래 머무는 집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몸이 흙으로 돌아가는 자리였다." p215
인간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과 숨 쉬는 공기, 몸을 이루는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자연에서 왔고, 결국 삶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한 줌의 흙으로 자연에 되돌아갑니다.
빈손으로 자연에 돌아갈 우리인데, 왜 그리 아등바등 욕심을 부리고 다른 생명을 밀어내며 살까요?
자연을 지킨다는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갈 터전을 함께 지켜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내 일상의 작은 초록과 나누는 공존
책을 덮으며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삶의 태도를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당장 깊은 숲으로 들어가 거대한 나무를 심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 집 거실에 놓인 작은 식물들을 정성껏 돌보는 일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물을 주고, 가끔은 바람과 볕을 쐬어주며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초록 잎사귀를 보며 함께 공존하며 서로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내 곁의 작은 생명과 조용히 호흡을 맞추며 오늘 하루 일상을 나누는 일, 그것이 내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공존'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은 자연으로 돌아갈 유하한 인생, 욕심의 껍질을 벗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마음이 힘들때 읽어보시면 힐링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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